가업을 돕고 가족들을 간병하느라 연애나 대학생활과 같은 청춘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65세가 되어버린 노처녀 키사라기 스미. 오랫동안 돌봐왔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천애 고아의 몸이 된 그녀는 헛방에 갔다가 손가락을 다쳐 검은 고양이와 제비꽃이 그려진 병풍에 그 피가 묻게 되고... 그 피는 왜인지 천천히 병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헛방에서 나와 앨범을 보며 청춘과는 거리가 멀었던 옛날을 기억하며 후회의 감정에 휩싸인다. 그러던 그 때! 갑자기 수수께끼의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정체는 병풍에서 튀어나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검은 고양이 레이였다. 영문도 모른 채, 동요하는 스미. 그러던 중, 소원을 말하라는 레이에게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대답하는데...